미국발 악재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주식 시장은 개장 직후 매물이 쏟아지며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으며 그야말로 ‘검은 월요일’을 방불케 했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오전 9시 45분 기준 전장보다 338.61포인트(4.76%) 급락한 7,771.98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는 한때 7,442.74까지 밀리며 지지선이었던 7,50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특히 개장 직후 1분간 8% 이상 폭락세가 지속되자, 시장의 매매를 20분간 전면 중단시키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닥 역시 전장보다 53.82포인트(5.37%) 내린 948.62로 주저앉으며 1,000선이 깨졌고, 장 초반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시가총액 상위 대장주들도 일제히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5.78%)와 현대차(-6.71%), SK하이닉스(-4.11%) 등이 무더기로 폭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장 초반에만 2,86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기관이 3,040억 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외환시장 역시 요동치고 있다. 같은 시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2원 오른 1,552.3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16.1원 갭상승한 1,555.2원으로 출발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금융위기 시절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난 6일 새벽 야간 거래에서는 장중 1,56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강달러(달러인덱스 100.041) 현상이 심화된 데다, 국내 주식을 던진 외국인들이 대거 달러 환전에 나서면서 원화 가치를 사정없이 밀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외환에 이어 채권 가격도 폭락(채권 금리 상승)하며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3bp(1bp=0.01%포인트) 급등한 연 3.94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 관계자는 “미국의 통화긴축 우려라는 대외 악재에 외국인 자금 이탈이 겹치면서 국내 주식, 원화, 채권 가치가 일제히 떨어지는 전형적인 시장 발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당분간 장중 변동성이 극에 달할 수 있으므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