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을 사흘 앞둔 15일, 전국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는 제수용품을 마련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장바구니를 든 시민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기록적인 ‘밥상 물가’ 상승으로 차례상 비용 부담이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사과 한 알에 ‘만 원’ 육박… 금(金)값이 된 제수용품
이날 오전 부산 부전시장에서 만난 주부 김씨(62) 씨는 사과 가판대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발길을 돌렸다. 김 씨는 “식구들 먹일 사과랑 배 몇 개 집었더니 벌써 5만 원이 훌쩍 넘는다”며 “작년보다 제수용품 가격이 두 배는 오른 것 같아 차례상을 간소하게 차려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시장 현황은 엄중하다. 기상 악화와 작황 부진의 여파로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은 전년 대비 20~30% 이상 폭등했다. 여기에 최근 국제 유가 급등과 물류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시금치, 고사리 등 나물류와 식용유, 밀가루 같은 가공식품 가격까지 줄줄이 올라 서민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5,6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지표상 경제는 화려한 축제를 벌이고 있지만, 명절을 맞이한 서민들의 체감 온도는 영하권이다.
상인들 역시 대목 특수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 30년째 생선을 팔아온 박모 씨는 “사람들은 작년보다 많아진 것 같은데, 정작 지갑을 여는 손길은 조심스럽다”며 “가격을 물어보고 그냥 가는 손님이 절반 이상”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대형마트들은 ‘설맞이 초저가 할인’ 경쟁에 돌입했다. 정부 또한 성수품 공급량을 평시 대비 1.5배 이상 늘리고,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와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발행에 역대급 예산을 투입하며 물가 소방수 역할에 나섰다.
정부 관계자는 “설 연휴 전까지 사과, 배, 돼지고기 등 주요 16개 성수품의 가격을 집중 관리할 것”이라며 “유통 경로를 단축하고 비축 물량을 신속히 방출해 장바구니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간소함’이 대세… 달라진 명절 풍경
고물가 영향으로 명절 풍경도 바뀌고 있다. 직접 음식을 장만하는 대신 대형마트의 ‘간편 제수용품’이나 완제품 전 세트를 구매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또한, 친척들이 모여 식사하는 대신 각자 집에서 조용히 보내거나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떠나는 ‘여행족’도 급증해 공항은 이미 연휴 분위기로 들썩이고 있다.
역대급 지수 상승과 역대급 물가 상승이 공존하는 2026년 병오년 설날, 시민들은 붉은 말의 기운으로 이 고비를 넘어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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