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새 수장이 백악관에서 마주 앉았으나,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지원 문제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한국 시간으로 20일 새벽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의 적극적인 군사적 기여를 노골적으로 요구했으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법적 한계’를 이유로 단호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자국 우선주의 화법을 동원해 일본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는 “일본은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며 중동 석유의 최대 수혜국 중 하나”라며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위해 미국 혼자 비용을 감당할 수는 없다. 일본이 더 많은 함정과 자원을 보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이는 이란과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일본 자위대의 파병 규모를 확대하고, 미군 주도의 연합 해군에 실질적인 전투 지원까지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본 사상 첫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총리의 대응은 예상보다 훨씬 견고했다. 그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의 입장을 아주 분명하게 전달했다”며 “법적으로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라고 확실히 말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평화헌법과 자위대법상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제약을 조목조목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무력 사용 가능성이 있는 작전 참여는 현재 일본 법체계 내에서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안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던 다카이치 총리가 오히려 법치를 내세워 미국의 요구를 방어한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회담이 향후 미일 관계의 험로를 예고하는 서막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파병 문제를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나 무역 협상과 연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도중 굳은 표정을 감추지 않았으며, 일부 참모들은 “일본이 동맹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정상 간의 이 같은 충돌은 한국 정부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미국이 일본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수록, 같은 논리로 한국에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나 방위비 증액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일 정상회담의 세부 논의 내용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며 “우리 국익과 법적 테두리 내에서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의 불꽃이 워싱턴으로 옮겨붙은 가운데, 법과 원칙을 강조한 다카이치 총리와 힘의 논리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기 싸움은 당분간 국제 정세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 “빠져나가는 돈 잡아라”… 2금융권, 수신 방어 위해 예금 금리 ‘역주행’](https://news-i.co.kr/wp-content/uploads/2026/05/image-edited.png)
![[증시] “메모리 폭락 주기 끝났다”… 코스피, 삼성전자 반등 힘입어 ‘사흘 연속 최고가’](https://news-i.co.kr/wp-content/uploads/2026/04/image-12-edited.png)
![[민생] ‘고유가 피해지원금’ 27일 접수 시작… 전국 지자체 사각지대 해소 총력](https://news-i.co.kr/wp-content/uploads/2026/04/image-10-edited-1.png)
![[국제] 트럼프 “주말 내 종전 합의” 자신… 이란은 ‘핵물질 반출’ 정면 부인](https://news-i.co.kr/wp-content/uploads/2026/04/image-9-edited.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