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속도전에 돌입했다.
국토교통부는 12일, 지난주 발표한 ‘8·8 주택공급 확대 방안’의 후속 조치를 구체화하며,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신규 택지 후보지 발표 시점을 오는 11월로 확정하고 공공주택 공급 일정을 대폭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그린벨트 해제 및 후보지 조기 등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시장에 퍼진 공급 부족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추격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하며, “정부가 가용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공급 시차를 단축하겠다는 신호를 확실히 주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서울과 인접 수도권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확보하는 8만 호 규모의 신규 택지 중, 첫 번째 후보지 5만 호에 대한 발표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진 11월에 일괄 공개될 예정이다. 이는 서울 시내 그린벨트가 대규모로 해제되는 12년 만의 조치로, 보존과 개발 사이의 논란을 무릅쓰고라도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3기 신도시 조기 착공과 ‘빌라 포비아’ 해소에 총력 정부는 아파트에 쏠린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비아파트(빌라·다세대 등) 시장 정상화에도 사활을 걸었다. 전세 사기 여파로 얼어붙은 빌라 시장을 살리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신축 빌라를 무제한 매입해 장기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신축 매입임대’ 사업을 본격화한다. 2025년까지 서울에서만 대규모 물량을 사들여 서민 주거 안정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3기 신도시 중 진척이 빠른 고양 창릉과 하남 교산 등의 지구에서 연내 5만 호 이상의 공공주택을 조기 착공하기로 했다. 공사비 갈등으로 멈춰 선 민간 재건축 단지들에 대해서는 ‘재건축·재개발 촉진 특례법’ 제정을 통해 절차를 간소화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정비사업 속도를 2~3년 이상 단축하겠다는 방침이다.
◇ “미래 물량일 뿐” vs “심리적 저지선 구축”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엇갈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속도전이 매수 심리를 억제하는 ‘심리적 저지선’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실제 입주까지 걸리는 시차를 고려할 때 당장의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급의 물꼬를 트려는 시도는 긍정적이나, 공사비 급등과 금리 불확실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 부문의 참여가 얼마나 적극적일지가 관건”이라며 “신규 택지 발표가 토지 보상 문제 등으로 지연될 경우 오히려 시장의 불신만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 주요 단지의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내놓은 ‘물량 폭탄’ 시그널이 9월 스트레스 DSR 강화 등 금융 규제와 맞물려 집값 과열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 하반기 한국 경제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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