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묶여있던 대형마트의 심야 시간대 오프라인 거점 활용 제한이 해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대형마트 및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온라인 배송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유통업계의 새벽배송 경쟁 지형이 격변할 전망이다.
■ ‘자정~오전 10시’ 영업 제한 예외… 점포가 물류 거점으로 변신
이번 규제 개선의 핵심은 현행법상 금지된 심야 시간대(자정부터 익일 오전 10시까지) 영업 제한 규정을 온라인 주문 처리 과정에는 적용하지 않도록 예외를 두는 것이다. 그동안 대형마트는 이 시간대에 점포 문을 닫아야 했기에, 매장 내 상품을 집어 담는 ‘피킹’이나 포장 작업 자체가 불가능해 새벽배송 시장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되어 왔다.
반면 물류센터 기반의 이커머스 업체들은 규제 없이 밤샘 배송 서비스를 이어오며 시장을 선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 “특정 업태에만 적용되는 규제가 오히려 시장의 공정 경쟁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규제의 틀을 바꿔 대형마트에도 기회를 열어주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된 것이다.

■ 전국 점포망 활용한 ‘라스트마일’ 혁신… 비용과 노동은 숙제
대형마트가 새벽배송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경우 가장 큰 무기는 전국에 퍼져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다. 별도의 물류센터를 짓지 않고도 기존 점포를 ‘도심형 물류 허브’로 전환하면 배송 거리를 획기적으로 단축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세 가지 핵심 변수를 지적한다.
수익성 악화 우려: 인건비와 물류비가 높은 새벽배송 특성상, 물동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오히려 적자 폭이 커질 수 있다.
노동 안전 문제: 야간 작업 인력의 피로도 증가와 배송 과정에서의 안전사고 위험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역 상권 반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점유율 잠식 우려가 커지면서 소상공인들과의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 ‘무조건적 허용’보다 ‘상생 조건’이 관건… 시장의 질적 변화 필요
정부의 정책 방향은 단순한 규제 철폐를 넘어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인 대안으로는 ▶야간 노동자의 휴게 및 안전 기준 의무화 ▶점포 인근 주민의 소음 및 교통 민원 관리 가이드라인 수립 ▶지역 상권과의 이익 공유를 전제로 한 단계적 허용 등이 거론된다.
동시에 거대 유통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납품업체에 비용을 떠넘기거나 불공정 거래를 일삼지 않도록 감시 체계를 강화하는 조치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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